기는 의욕과 기력을 뜻하며 검은 검의 적절한 사용을 뜻하고, 체는 공격 동작에 요구되는 신체 각부의 근육의 힘과 죽도 쥐는 힘, 타격, 그리고
신체 이동을 뜻한다. 이와 같이 기·검·체는 지극히 타이밍에 일치하고 또한 리드미칼한 공격행동이다. 이 기검체 일치야말로 검도의 기본 출발 행위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흔히 명경지수의 지(止)를 지(之)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지(止)의 의미는 미동도 없이 고요한 수평면에 환한 달 모양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는 상태의 일컬음이다. 자신의 마음이 경미한 파문조차도 없이 고요한 마음일 때 상대의 심리나 공격내용이 그대로 자신에 투영되어 온다. 이때 사심(邪心)이 생기면 물에 파문이 이는 것과 같이 내가 이긴다는 막연한 생각는, 즉 마음의 고장이다. 파문이 없는 조용한 수면같은 마음을 일컫는 의미이다.
경구의혹(驚懼疑惑)을 말한다. 그 중 하나라도 마음속에 있다면 마음은 혼란되어 상대에게 틈이 있어도 발견할 수가 없고, 자신이 위축되어 틈이 생긴다. 경(驚)이란 예기하지 않았던 일이 생겨 마음이 동요되는 것으로 그로 인해 일시 심신의 활동이 혼란되어 정상적인 판단을 내릴 수가 없어 적당한 조치를 취할 수 가 없다. 구(懼)란 공포이며 그것이 정신활동을 침체시켜 손발의 활동을 잃게 한다. 상대의 체격이 크다고 해서, 기합소리가 크다고 해서, 또 상대의 허세에 공포를 느껴서는 안 된다. 의(疑)란 의심을 가지게 되는 것으로서 의심을 가졌을 때는 정상적인 마음으로 판단할 수가 없어 결단을 내리지 못 한다. 혹(惑)이란 마음이 방황하여 정신이 침체되어 신속한 판단, 경쾌한 행동을 취할 수 없게 된다.
이는 상대의 검(劍)을 죽이고, 기술을 죽이고 기(氣)를 죽인다는 것으로 상대의 칼을 좌·우로 치고 혹은 누르기도 해서 상대방 기능을 마비시키고 계속적 공격으로 상대의 공격이 일어나지 못하게 하며, 충만한 기세로써 적의 기세를 압도하는 방법으로 적을 제압하는 원리의 제일보이다.
선(先)의선(先)이란 죽도를 가지고 상대와 마주봤을 때 서로가 상대를 공격하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공격하려고 하는 상대의 의지, 즉
죽도의 움직임을 빨리 기미(機微) 사이에 확인하고 상대보다 먼저 선제하는 것을 말한다. ‘대(對)의선’이란 상대가 틈을 보고 공격해오는 것을
상대가 실효를 거두기 전에 빨리 선제하여 이기는 것이며, 스쳐올리기를 하고 치거나 몸을 피하여 치는 것이다. ‘후(後)의선’이란 상대가 틈을
보고 공격해 왔을 때 간격을 이용하여 상대에게 허공을 치게 하거나 또는 몸을 피하여 그 후에 공격하는 것으로서 상대의 동작이 형태로 나타나서 공격하는 기를 말한다.
불교 용어에서 건너와 무도 수행의 단계를 표현하는 말로 정착되었다. ‘수(守)’란 ‘가르침을 지킨다’라는 의미. 스승의 가르침을 받들어 정해진
원칙과 기본을 충실하게 몸에 익히는 단계를 말한다. ‘파(破)’는 원칙과 기본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그 틀을 깨고 자신의 개성과 능력에 의존하여
독창적인 세계를 창조해 가는 단계이다. 그렇지만 이 시기의 수련은 다분히 의식적이고 계획적이고 작위적인 수준에 행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다음
단계인 ‘리(離)’는 파의 연속선상에 있지만, 그 수행이 무의식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단계로 질적 비약을 이룬 상태이다. 자신도 모르게
‘파(破)’를 행하되, 모든 면에서 법을 잃지 않고, 규칙을 벗어나지 않는 경지에 이름을 뜻한다. 수련의 최후단계이다.
심(心)이란 지각/판단/사고 분별을 하는 것으로서 심(心)의 정적인 면이다.
기(氣)란 의지이며 마음의 판단에 의해서 활동하는 것으로서
마음의 동적인 면이다. 역(力)이란 5체의 힘이며 죽도를 가지고 공격하고 내딛는 힘이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순간적으로 작용함으로써 유효한
공격을 할 수가 있다.
칼에는 길고 짧은 것이 있고, 무겁고 가벼운 것이 있다. 그리고 상황에는 불리한 상황과 유리한 상황이 있다. 주어진 조건과 상황에 따라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임기응변의 능력이 고도의 검도 수련 후에는 생기게 된다. 즉 검의 장단(長短)에 구애 받지 말아야 한다. 명필은 붓이 다소
나빠도 실력이 나오듯 검도도 마찬가지로 이런 경지가 더 발전해 가면 칼이 없어도 대처하게 되는 것이다.
어느 순간에도 방심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공격하기 전에는 긴장하고 있다가 공격 후에 이겼다고 방심한다면 존심이 없는 것이다. 본래 마음이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것이다. 말하자면 마음은 우물의 물과 같아서 쓸 만큼은 늘 퍼내도 줄지 않으며, 그대로 두어도 넘치는 법이 없다.
그러나 좋은 우물도 오래 쓰지 않으면 물이 변해 먹을 수 없으며 때도 없이 함부로 퍼내면 마르게 된다. 존심이란 바로 이러한 자연의 조화처럼
한결같이 대처하려는 마음가짐이다. 검도하는 사람은 평시에도 예의를 지키고 존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존심은 그 자체가 바로 공부이기 때문이다.
공격당할 수 있는 허술한 상태. 이것은 동작이 일어나거나, 체력과 기력이 다했을 때, 기(技)를 실패했을 때에 흔히 나타난다. 그 밖에 호흡,
시선, 마음 상태 등과 관련하여 나타나기도 한다. 틈은 공격하여 만들어내거나 상대 스스로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마음의 틈, 자세의 틈, 동작의
틈 등이 있다.
평시의 마음, 즉 인간 본래의 마음 상태를 말한다. 검도 일정한 간격을 두고 싸우는 것이 중요하지만 서로가 공격할 때는 마음이 동요한다. 그
순간에 틈이 생겨 공격을 당하게 된다. 평상심을 상하게 하는 것은 경구의혹(驚懼疑惑) 즉 4계라고 한다. 마음이 동요하면 적절한 공방이
불가능해진다. 이것을 배척하여 평상심을 수양하여 사회활동에 적응시키는 것이 검도의 하나의 목적이다.
몸 던지기는 상대의 행동을 잘 관찰하고, 잘 판단하여 틈을 발견하는 순간 즉시 몸을 던져 타격하는 것을 말한다. 일단 마음을 먹으면 되받아치기를 당하거나, 빼어치기를 당하거나 하는 것을 생각지 말고 몸을 버리는 마음으로 뛰어들어야 비로소 훌륭한 타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검도에서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상대에게 틈이 없는데도 전후의 사려분별 없이 몸을 던져 쳐들어가는 것은 무모한 짓이며 참된 몸던지기가 아니다. 나가야 할 때 나가고, 물러설 때 물러서고, 틈을 발견하면 즉시 과감하게 치고 들어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사신(捨身)인 것이다.
사(事)는 실제적인 기술, 혹은 동작을 말하며, 리(理)는 이론·이치를 가리킨다. 이치는 모르면서 기술만 행하거나, 거꾸로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행할 수 없으면 사리일치가 되지 않는 경우이다. 검도는 사리일치의 수행이라고 할 만큼 기술과 이론이 일치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사리를 병행하여 수련하는 것이 숙달의 지름길이다.
칼을 늦게 움직여서 먼저 닿게 한다는 뜻이다.《장자》의 〈설검편〉에 [夫孝劍者示之以虛開之以利 後之以發 先之以至]란 내용에서 따온 말이다.
《기효신서(紀效新書》에도 후발선지야말로 무예의 극치를 설명한 요체라 했다. 나중에 떠나서도 먼저 이르는 것, 즉 나중에 빼어 먼저 치는
것이야말로 검술의 백미인 셈이다. 그러나 나중에 뺀다는(동작을 일으킨다는 뜻) 것은 외형적인 움직임일 뿐 실은 상대로 하여금 심리적인 압박을 받아 어쩔 수 없이 먼저 덤비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게 되어야 여유를 갖고 나중에 움직이고도 먼저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이는 오랜 수련을 쌓아 몸이 마음을 따를 수 있는 경지에 이르러야 가능한 것으로 기의 싸움에서 상대에게 눌리면 오히려 선발후지(先發後至)가 될 수도 있으니 특히 유의해야 할 것이다.